수원 군 공항의 화성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군공항 이전 예비 후보 지역엔 보상을 노린 것으로 의심되는 '벌집 주택'이 우후죽순 들어서 시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 공항 이전 예비 후보 지역 인근엔 소규모 패널 주택 수십 채가 들어서 있다. (사진=장민호 기자) |
2017년 2월, 국방부는 현재 수원시 권선구 장지동 일대에 주둔 중인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이하 군 공항)의 이전 예비 후보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화옹지구와 가까운 우정읍 화수리와 원안리, 호곡리 일대엔 일명 '벌집 주택'이라 불리는 소규모 패널 주택이 빠르게 들어서기 시작했다. 마치 복사 붙여넣기 한 듯 똑같은 모양의 집들이 줄줄이 늘어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벌집 주택 난립은 보상을 노린 투기로 보인다. 군 공항 이전이 확정되면 항공기 소음 피해 영향권에 들게 돼 각종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니 그 전에 미리 집을 지어놨다가 추후 보상을 노리는 것이다.
벌집 주택 매입자들은 "주말에 고기 구워 먹기 위해 마련했다"거나 "친인척이 가까운 곳에 살아 겸사겸사 매입했다", "준공 후엔 주말에 와서 머물다 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왜 하필 군 공항 이전 소식이 나온 뒤부터 똑같이 생긴 소형 주택이 근처에 아무 것도 없는 시골 마을 허허벌판에 들어서고 있는지를 설명하기엔 궁색한 해명이다.
벌집 주택이 들어선 지역 곳곳에는 무분별한 투기를 자제해달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장민호 기자) |
화성시 측에선 난처한 상황이다. 소규모 주택은 요건을 갖춰 서류만 제출하면 허가가 나기 때문에 이유 없이 반려하거나 강제로 철거할 수 없다. 수원시 또한 기존 계획한 것보다 보상 예산이 더 필요해질 수 있어 곤란해 하고 있다.
화성시는 지방세법을 따져 벌집 주택이 '별장'인지 여부를 판단, '세금 폭탄'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매입자들 말대로라면 벌집 주택은 별장 용도로 보이는데, 이 경우 일반 주택으로 분류됐을 때 보다 최대 40배의 세금을 내야 한다.
매입자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려면 벌집 주택에 상시 거주하며 주거용 주택임을 입증 해야 한다. 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다닥다닥 붙여 지은데다, 매우 좁고 열악한 집에서 정상적인 주거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팎을 직접 살펴본 '벌집 주택'은 실제 거주용으로 쓰기엔 매우 좁고 엉성한 수준이었다. (사진=장민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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