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아슬아슬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미쓰비씨 ‘줄사택’...활용 방안은?
  • 안준모 기자
  • 등록 2019-12-11 18:12:53

기사수정
  • “어두운 역사의 현장 남겨야” VS “지역 흉물로 방치 철거해야”

부평 미쓰비씨 ‘줄사택’. (사진 = 안준모 기자) 11일 찾은 인천시 부평구 삼릉마을 미쓰비씨 줄사택은 무너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모습이었다. 각 사택 사이의 골목 입구부터 사람의 소변 냄새 같은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최근까지 사람이 살았던 듯한 줄사택의 문들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었다.

  

한 사람도 지나기 벅찬 좁은 골목에는 어디서 나온지 알 수 없는 각종 쓰레기와 전기선이 가득했고 이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 조차 힘들었다.

 

창문틈 사이로 보이는 줄사택 내부는 무너진 자재들과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줄사택 사이의 골목은 대낮에도 불구하고 스산했다. 불과 10여 미터 거리의 골목 끝에서 보이는 건물 신축 공사장과는 대조적이었다. 

 

1940년대 미쓰비시 제강 부평공장에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사택 미쓰비씨 ‘줄사택’은 현재 활용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시대상을 간직한 ‘줄사택’에 대해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한 주민들의 철거 주장과 아픈 일제강점기 역사의 흔적을 보존해야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앞서 삼릉마을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조사한 ‘인천 근·현대 도시유적’으로 보고되는 등 도시·역사·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 올해 인천시 ‘건축자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에 노후 되고 빈 상태로 남은 건축물들이 지역 흉물로 방치되면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제기됐다. 


부평 미쓰비씨 ‘줄사택’. (사진 = 안준모 기자)

이에 따라 부평구에서는 줄사택의 활용을 놓고 학술토론회 등 여러방면으로 의견을 수렴해(12월 2일 ‘부평구, 한반도 유일 미쓰비시 흔적 ‘줄사택’ 문화유산 기록 추진’ 보도) 미쓰비시 줄사택에 대한 기록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결정으로 구는 줄사택 9개 동 가운데 3개 동을 철거했고, 이자리에 주민 공동이용시설과 행정복지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현재 남은 줄사택은 6개 동인데 구는 2020년 공영주차장 건립이 예정된 4개 동의 가치 재조명을 위해 향후 복원 및 조사·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록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남은 2개 동의 처리 방안은 정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어두운 역사의 현장이지만 귀중한 자산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한다”며 줄사택의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인천고등학교 학생 500여 명도 줄사택 철거를 막고 기념관을 조성해 달라며 서명부를 부평구에 전달하기도 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미쓰비시의 흔적인 줄사택 등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전쟁유적의 가치를 보전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2023 새만금 잼버리 기간 중 ‘한국관’ 등 K-컬처, K-관광 체험 공간 운영
  •  기사 이미지 윤석열 대통령,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 참석
  •  기사 이미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명, 국민 제안 받는다
정부24
대한민국정부_대표블로그
유니세프_리뉴얼

기사 작성의 동영상 등록에 동영상 소스를 넣어주세요.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