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과수 동해·냉해 피해 심각

배·포도·복숭아 생산 급감 우려

“개화 때 이상 저온 피해로 올해 배 생산량이 작년의 50%, 전체 소득은 60%가량 줄 것으로 보입니다. 과일 농사 37년 만에 이런 피해는 처음 겪습니다”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에서 4000여평의 배 재배를 하는 김유한(64)씨의 한숨 섞인 말이다. 지난겨울 강추위에 이어 올해 초봄 이상 저온 현상으로 경기도 내 과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경기도와 각 과수 재배 농민에 따르면 지금까지 동해 및 이상저온 피해를 보았다고 신고된 도내 과수 면적은 1201㏊이다.

화성·가평의 포도, 남양주·안성의 배, 여주·이천의 복숭아 등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실과 사과 등의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도는 다음 달 16일까지 피해신고를 받을 예정이어서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도를 중심으로 일부 과일나무는 지난겨울 혹독한 추위로 동사했고, 곳곳의 배와 매실 등은 꽃 필 시기인 지난달 초순 이상 저온으로 꽃눈이 고사하는 피해를 봤다.

김유한씨는 “현재 뒤늦게 핀 꽃에 열매가 맺혔으나 제대로 성장을 해도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신고 품종 배의 경우 80∼90%의 꽃눈이 저온으로 죽었다”고 말했다. “예년 250개의 배가 달리던 나무에 올해는 심할 경우 50개 정도만 달리기도 했다”고 한 김씨는 “배 생산량이 올해 50%, 상품 가치 있는 것은 70%가량 감소할 것을 보인다. 작년 9만5000개 준비했던 배 봉지를 올해는 4만9000개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화성시 서신면에서 2000평 규모의 포도를 재배하는 한 주민도 “전체 포도나무 1천그루 중 100그루가량이 겨울 추위로 이미 죽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난해에는 5㎏짜리 3천 상자의 포도를 수확했는데 올해는 2000상자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평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서만 얼어 죽은 과일나무 40㏊를 포함해 포도 32㏊, 사과 21㏊가 동해 또는 냉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최근 현장을 돌아보니 과수 피해가 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뒤 “현재 달린 열매라도 잘 관리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영농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